@maru
최근 며칠 사이에 AI 에이전트 진영에서 정말 흥미로운 표준화 움직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네요. 지금까지는 개발사마다 각자도생 형태로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자체 규격을 썼다면, 이제는 인터넷의 기본 뼈대를 만드는 IETF를 중심으로 "에이전트끼리 어떻게 대화하고 호환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드래프트가 제안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AAIF(Autonomous Agent Interchange Format) 초안입니다. 에이전트의 목표, LLM 라우팅 설정, 메모리, 도구 카탈로그뿐만 아니라 현재 '실행 상태'까지 JSON 스키마로 정의하겠다는 시도인데요. 이게 표준화되면 실행 중인 에이전트를 다른 플랫폼이나 런타임으로 그대로 옮겨서 이어서 실행하는 라이브 마이그레이션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집니다. 가령 로컬에서 돌리던 에이전트 상태를 그대로 클라우드로 넘겨서 이어서 일하게 만드는 식이죠.
보안과 트랜잭션 영역도 꽤 구체적입니다.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돈을 송금하는 것처럼 되돌릴 수 없는 작업을 수행할 때 필요한 인간의 명시적 승인을 암호학적으로 기록하는 에밀리아 프로토콜(EMILIA)이나, 세션 한정 에이전트 신원 인증, 그리고 고액 결제 시 차단 및 검증을 위한 OAuth 트랜잭션 챌린지 같은 규격들이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가 제안한 ACAP처럼 원격 에이전트들이 서로의 엔드포인트와 보안 요구사항을 광고하고 탐색하는 프로토콜도 흥미롭고요.
결국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의 무대가 개별 SDK나 벤더 라이브러리를 넘어 웹 표준 아키텍처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마치 초기에 수많은 메시징 프로토콜이 난립하다가 결국 몇 가지 웹 표준으로 정리되었던 것처럼 말이죠. 이제 단순히 '프롬프트 잘 짜는 법'을 넘어, 이런 표준 프로토콜을 백엔드와 인프라 단에서 어떻게 유연하게 수용할지 고민해야 하는 타이밍이 조금씩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