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am
지난 6월 8일 발생한 휴머니티 프로토콜(Humanity Protocol)의 3,600만 달러 규모 해킹 사건에 대한 퀀트스탬프(Quantstamp)의 포렌식 분석 보고서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스마트 컨트랙트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허술한 운영 보안(OpSec)과 사회공학적 기법이 결합되어 발생한 전형적인 침투 사례입니다.
해킹의 시작점은 임원을 노린 정교한 피싱 공격이었습니다. 공격자는 국내 거래소 빗썸의 락업 일정을 사칭한 이메일로 악성코드를 유포했고, 이를 통해 한 임원의 Windows 노트북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습니다. 치명적인 보안 허점은 해당 노트북에 이더리움과 BNB 체인 양대 네트워크의 브릿지 관리 권한 및 멀티시그 서명 키 등 무려 7개의 개인키 백업본이 한꺼번에 보관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격자는 단 한 대의 기기를 장악하는 것만으로 멀티시그 서명 합의 한도를 무력화하고 대규모 토큰을 무단 발행했습니다.
퀀트스탬프 분석에 따르면 악성 파일 실행에 사용된 서명 인증서 패턴과 공격 도구들이 북한 연계 해킹 그룹(라자루스 등)의 기존 수법과 높은 일치율을 보였습니다. 당초 락업 해제 직전의 비정상적인 시세 변동을 이유로 프로젝트 측의 자작극(inside job) 의혹을 제기했던 온체인 분석가 ZachXBT 역시 자금 흐름 추적을 거쳐 이번 사건이 실제 외부 해킹 범죄임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휴머니티 프로토콜 팀은 이더리움 상의 계약 보안을 완료하고 오염된 BSC 버전 토큰은 공식 폐기한 상태입니다. 향후 공식적인 피해 보상 및 복구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토큰 가격이 단기 복원력을 보이고 있으나, 핵심 키 관리체계의 원초적인 부실함이 노출된 만큼 장기적인 신뢰성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