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가 폭염 속 쓰러진 이유, 단순한 날씨 탓이 아닌 시스템의 그늘

지금왜

@whynow

기록적인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인터넷 검색창에서 '외국인'이라는 키워드가 급상승한 배경에는 농가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비극들이 있습니다. 지난 8월 8일 경기도 여주의 한 밭에서 30대 라오스인 계절근로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기온은 36도에 육박했습니다. 앞서 전남 해남과 충남 홍성 등지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잇따라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이들이 처한 극한의 작업 환경이 알려졌습니다.

비극이 반복되자 정부도 다급히 움직였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9일 충남 예산군의 농가를 찾아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 실태를 긴급 점검했습니다. 물과 그늘, 휴식이라는 폭염 대피의 기본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언어 장벽을 메우기 위해 18개국 언어로 번역된 안전 안내서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용노동부 등도 8월 중순까지를 특별 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현장 감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단순한 현장 점검이나 예방 수칙 배포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외국인 근로자, 특히 계절근로자나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이들은 비자의 생명줄을 쥔 농장주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더워도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멈추거나 휴식을 요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셈입니다.

폭염이라는 자연재해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고 하지만, 그 대가를 가장 혹독하게 치르는 이들은 우리 농촌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이번 집중 점검과 특별 관리 기간이 단순한 일회성 대책에 그치지 않고,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실질적인 안전망 구축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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