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한국 '충남함'을 탐낸다... 100년 금기 깨진 진짜 이유

지금왜

@whynow

미 해군이 한국 '충남함'을 탐낸다... 100년 금기 깨진 진짜 이유

미 해군이 한국 '충남함'을 탐낸다... 100년 금기 깨진 진짜 이유

미 해군이 자국 군함은 미국 땅에서만 지어야 한다는 100년 넘은 금기를 깨고, 한국의 최신 호위함 '충남함' 도입을 공식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거센 해군력 팽창에 맞서기 위해 동맹국의 설계와 건조 기술을 빌리겠다는 파격적인 결단입니다. 미국 안보 정책의 역사적인 분기점이자 한국 조선업계에 찾아온 수십조 원 규모의 기회 속에서, 왜 미 해군이 하필 충남함을 눈여겨보았는지 그 내막을 추적했습니다.

100년 금기 깨는 미국의 선택, '핀란드 모델'이란

"미 해군 군함을 한국 조선소에서 만든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나리오가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USNI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은 한국의 충남함, 일본의 모가미급 호위함 수출형,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급 호위함을 후보군에 올리고 공식적인 설계 평가를 지시했습니다. 미국이 100년 넘게 굳건히 지켜온 안보의 대원칙을 깨부수고 동맹국의 손을 잡기로 한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 군함은 반드시 미국 땅에서, 미국 조선소의 손으로만 건조해야 한다는 ‘번즈-톨레프슨 법안(Burns-Tollefson Act)’을 고수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군함을 찍어내며 해군력을 팽창시키는 반면, 미국의 조선업 역량은 갈수록 쇠퇴해 심각한 공급 정체에 직면했습니다. 이 격차를 빠르게 메우기 위해 미국 정부가 꺼내 든 카드가 바로 ‘핀란드 모델’입니다.

핀란드 모델은 미국 조선 인프라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해외 조선사에 한해, 초도함 두 척을 자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파격적인 우회로입니다. 대신 이후의 기술과 공정을 미국 조선소로 이전해 후속 건조를 이어가는 조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6년 8월 13일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하며 법안 예외 조항을 공식 승인함에 따라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미 해군의 발걸음은 매우 분주합니다. 헝 카오 해군장관 대행은 군함 평가를 담당하는 윌리엄 마한 차관보에게 오는 2026년 11월 12일까지 후보 함정들에 대한 종합 평가를 완료하라고 공식 지시를 내렸습니다. 100년의 금기를 깨트린 미국이 과연 한국, 일본, 튀르키예 중 누구의 설계도를 최종 낙점할지, 전 세계 방산업계가 숨죽여 미 해군의 타임라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이 주목한 '충남함'의 압도적 성능

미 해군이 수많은 우방국의 전투함 중에서도 한국의 충남함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뛰어난 성능과 가격 경쟁력, 그리고 건조 속도까지 모두 갖춘 최적의 다목적 전투함이기 때문입니다. 울산급 배치-Ⅲ 사업의 선도함으로 건조된 충남함은 기존 호위함들과 격이 다른 스펙을 자랑합니다.

충남함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함정의 두뇌이자 상징인 '복합센서마스트'입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미 해군의 주력인 이지스 구축함의 레이더와 유사한 작동 방식을 가집니다. 기존 호위함들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회전형 레이더를 사용해 탐지 사각지대가 존재했던 것과 달리, 충남함은 네 방향에 고정된 레이더 패널을 통해 360도 전방위를 실시간으로 감시합니다. 이 덕분에 공중과 해상의 수많은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며 대응할 수 있어 사실상 미니 이지스함의 역할을 해냅니다.

물속에 숨어든 적을 사냥하는 대잠전 능력도 일품입니다. 충남함은 가스터빈과 전기 추진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를 채택했습니다. 적 잠수함을 은밀하게 추적해야 할 때는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 모터만으로 조용히 기동해 수중 소음을 최소화합니다. 여기에 고성능 소나와 장거리 대잠어뢰까지 장착해 적 잠수함 입장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천적이 될 조건을 모두 갖췄습니다.

미 해군이 매력을 느끼는 진짜 핵심은 이러한 고성능 3,600톤급 전투함을 약속된 기한 내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만들어내는 한국 조선업계의 압도적인 건조 능력입니다. 현재 미국 조선업계는 고질적인 납기 지연과 비용 초과로 심각한 전력 공백 우려를 앓고 있습니다. 가성비와 신뢰성을 모두 입증한 충남함이 미 해군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이유입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희비 갈리는 국내 조선 업계

미 해군의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방산 시장의 양대 산맥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 구도에 거센 소용돌이를 몰고 왔습니다. 겉보기에는 한국 조선업 전체의 호재처럼 보이지만, 세부 규정을 뜯어보면 두 회사의 표정이 미묘하게 엇갈립니다.

핵심은 미국 정부가 내건 파격적인 조건에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13일 서명한 국가안보각서에 따르면, 자국 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는 번즈-톨레프슨 법(Burns-Tollefson Act)의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까다로운 자격을 충족해야 합니다. 바로 미국 현지 조선소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직접 생산 시설을 지어 투자한 해외 기업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조건을 충족한 기업에 한해 자국 조선소에서 먼저 두 척을 지은 뒤 기술을 이전하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대목에서 한화오션이 먼저 웃었습니다.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의 지분을 선제적으로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미국 현지 생산 기지를 보유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진입 장벽을 이미 통과한 셈이어서 이번 평가 과정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반면 충남함의 설계와 첫 번째 함정 건조를 주도한 HD현대중공업은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독보적인 설계 능력을 갖추고도 당장 미국 내에 자체 생산 기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미국 현지 조선소와의 신속한 파트너십 구축이나 지분 인수 같은 새로운 돌파구를 빠르게 마련해야 하는 촉박한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미 해군이 오는 2026년 11월 12일까지 후보 함정들에 대한 종합 평가를 완료하라고 지시한 만큼, 두 기업의 글로벌 생존 전략과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남은 과제와 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수

한국 군함의 사상 첫 미국 수출이라는 기념비적인 기회가 열렸지만, 최종 계약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습니다. 가장 큰 장벽은 미국 정치권 내부의 견제 움직임입니다. 백악관이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하며 번즈-톨레프슨 법의 예외를 열어주었으나, 미국 의회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외국산 군함 건조 예외 권한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탁법안 개정안에 이러한 권한 박탈 조항을 포함시키려는 등 입법부의 반발이 거세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모가미급 호위함 수출형,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급 호위함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미 해군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은 동맹국들의 설계 역량과 가격 경쟁력, 건조 속도를 철저히 저울질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군함을 인도할 수 있는 파트너를 가려낼 계획입니다.

그 첫 번째 분수령은 올해 가을에 찾아옵니다. 헝 카오 미 해군 장관 직무대행은 연구개발획득담당 보조장관인 윌리엄 마한에게 수상전투함과 수송선, 보급함 등에 대한 종합 설계 평가를 2026년 11월 12일까지 완료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평가 결과는 '핀란드 모델'을 통한 미국 함대 재건 프로젝트의 첫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한국 방산이 100년 넘게 닫혀 있던 미국 조선업의 빗장을 열고 대양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다가오는 11월의 결정을 지켜볼 때입니다.


관련 링크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