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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된 기름병에 담긴 마늘, 호일로 꽁꽁 싸서 구운 감자. 정갈하고 맛있어 보이는 이 음식들이 단 몇 시간 만에 치명적인 신경 독소를 뿜어내는 무기로 변할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지침을 비롯한 식품 안전 경고들이 전해지면서, 평소 무심코 하던 주방 습관을 되돌아보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산소가 없는 밀폐된 환경을 좋아하는 보툴리눔 균에 있습니다. 이 균이 뿜어내는 보툴리눔 독소는 인체에 침투했을 때 치명적인 마비를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생마늘이나 허브를 식용유에 담가 두면 오일막이 산소를 완벽히 차단하면서 이 균이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감자를 호일에 감싸 구운 뒤 실온에 그대로 방치하는 행동 역시 위험합니다. 호일 내부에 열기와 수분이 갇힌 채 공기가 차단되어 균이 자라나며, 실제로 과거 미국에서 대형 식중독 사고를 일으킨 주범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산도가 낮은 당근주스나 뜨겁게 유지되지 않은 채 상온에 방치된 나초 치즈 소스도 보툴리눔 균의 좋은 표적이 됩니다. 특히 이 독소는 음식을 상하게 만들어도 악취를 풍기거나 외관을 변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상했는지 여부를 육안이나 냄새로 전혀 구별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까다로운 대목입니다.

예방법은 생각보다 아주 단순합니다. 홈메이드 마늘 오일이나 먹다 남은 구운 감자는 식기 전에 무조건 곧바로 냉장고에 넣어야 합니다. 치즈 소스는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먹을 만큼만 덜어내거나 보관 시 최소 60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상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식이 가장 무서운 독소를 부르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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